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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 [인터뷰]수피교 지도자 샤하부딘 데이비드 레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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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14-12-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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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종교에 대한 경청’이 종교 간 화해의 시작

“종교 간 경쟁, 통합보다는 분열 야기”






수피교 지도자 샤하부딘 데이비드 레스

수피교 지도자로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샤하부딘 데이비드 레스 선임 강사를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에덴 산에 있는 퀘이커 회관에서 만나 ‘종교 간 화해’에 관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수피교는 신이나 깨달음에 대해 보다 더 개인적이고 신비적인 교감을 권장하는 이슬람의 한 분파이며, 샤하부딘 강사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강한 서구 사회에 수피 교리를 전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활동해 오고 있는 초기 서구인들 가운데 하나다.

-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라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 있는 국제 라이징타이드에서 초종교, 초영성 수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명상과 내적 수양에 관한 내용들로, 참가자들에게 문화적이거나 종교적인 치우침 없이 모든 종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타 종교에 대한 경청’을 통해 조화로운 삶과 개인적 변화를 위한 지혜를 얻으라고 주문한다.

- 아브라함을 시조로 하는 종교 간의 화해를 모색해 왔다고 들었다

이슬람교와 기독교,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 드루즈파는 원래 아브라함을 같은 조상으로 둔 종단들이다. 그동안 이들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은 갈등과 반목이 점철돼 왔다.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해야 할 종교들이 오히려 세계 평화를 저해하는 종교가 돼 버렸다. 뿌리를 같이 하는 이들 종교들 간에 치유와 화해가 절실하다고 생각되어 2001년 ‘아브라함 리유니온’(the Abrahamic Reunion) 단체 창립 멤버로 참가했다.

- 아브라함 리유니온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종교 간 통합에 대한 고민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됐다. 특히 학교 다닐 때 대부분의 수업 내용에서 종교 간 평화보다는 종교 간 전쟁이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종교 간 평화를 구축하는 행사들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예루살렘에서 개최된 수많은 평화 시위에 참가했는데, 그 무렵에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과 같은 인물들과 수많은 평화운동가들과 만나 종교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천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러한 평화 활동조차 사실상 종교 간 통합과 평화보다는 분리를 야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구체적으로 종교 간에 어떤 식으로 ‘분리’가 일어나고 있나?

2004년에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종교의회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종교인들 간의 ‘경쟁’을 목격했다. 참석한 종교인들은 각자가 자신들이 속한 종교에 대한 믿음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상호 간의 ‘경쟁’으로 불거졌다. 바로 그러한 ‘종교 간 경쟁’이야말로 통합보다는 분리를 더욱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종교 간 경쟁은 그 이후에도 다른 많은 초종교 행사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거창한 구호나 이념적인 외침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래서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 방법’을 취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교 간 화해에 특별한 방안이 따로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무언가 숭고하고 거룩한 것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종교 간 갈등의 진정한 원인은 ‘분리’다. 종교 간 이질성이 그러한 분리를 야기한다. 때문에 종교 간 공통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꼈다. 그 첫 단계가 타 종교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것이 종교 간 화해와 통합을 위한 ‘특별한’ 방법이다. 그 ‘특별한 방법’은 개념적인 것이어선 안 되고 모든 종교에서 통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 실제적인 것이어야 한다.

- 보편성을 가진 실제적인  방안의 예를 들어 달라

수피 교단 내 평화운동가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 있다. 다양화된 공동체 간 균형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로 쓰고 있는데, ‘커피 의식’이란 방식이다. ‘커피 의식’은 어떤 회합에서 참가자 개인별로 세 잔의 커피를 준비해 두면서 시작되는데, 첫째 잔의 커피는 참가자들이 서로에 대한 인사의 의미로 모두가 함께 마신다. 둘째 잔부터 참가자들이 선택적으로 마시게 되는데, 그날 회합의 목적과 취지에 찬동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두 번째 잔의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회합 중에 제기되는 참가자들의 주장에 동의하게 되면 세 번째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커피 마시기’ 의식은 생각보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과 비슷한 또 다른 방식이 ‘전통 음식 나누기’다. 각 종교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음식이 있는데,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종교적 믿음을 넘어 모인 자리에서 종교의 전통 음식을 함께 나눈다. 여기서 ‘전통 음식’이 그들을 한 곳에 모이게 만드는 매개 역할을 한다. 타 종교에 대한 경청의 실제적인 실천으로 ‘음식’이라는 보편적인 매개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 그러한 활동을 위한 비용은 어떻게 조달하나?

물론 그러한 모임들이 공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 부분을 참석자들이나 지지자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는데, 아직까지는 예산이 부족해서 일을 추진하지 못한 적은 없다. 그래서 특별히 비용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좋은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으로 믿고 있다. 최근에 이스라엘에서 가진 모임에는 모두 6~7천 달러가 소요됐는데, 그 모임 비용 전액을 이스라엘 군대에서 조달 받았다.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온 후원이라 무척 고무적이었다.

-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로 무엇을 강조하나?

‘종교가 평화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참된 평화는 이론이나 교리가 아닌 인간의 욕망을 통해 구축돼야 한다. 사람마다 마음속엔 신성한 부분이 있는데 그곳에 뿌리를 둔 정신과 마음이 서로 실제적으로 연결될 때만이 종교적 믿음을 넘어설 수 있다. 바로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핵심적인 ‘욕망’이다.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중동지역에서 평화를 깨고 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IS가 이슬람 공동체와 서구 공동체 사이에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슬람의 한 분파인 수피 교파의 역할이 필요하다. 종교 공동체 간 갈등을 완화하는 소중한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수피 교파의 한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 봐 달라.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을 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다. 그들의 동참도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기자가 샤하부딘 강사를 만난 퀘이커 회관은 수피 교파와 유사하게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 개인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교통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한 분파인 퀘이커 교파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오클랜드=와타나베 켄지 특파원


출처

종교신문 http://bit.ly/1wmBg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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