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장보아씨,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김영씨, C&M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강성덕씨 등 3명이 참여해 각자가 현장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근무하는 환경에 대한 사례들을 공유했다.

 

특히, 강성덕씨는 원청인 C&M케이블과 자신이 근무하던 하청업체 시그마 네트워크가 내부갈등을 빚으면서 고용승계가 일어나지 않아 지난 2014년 7월1일 부당해고를 당했다. 그로 인해 광화문광장 쪽에서 노숙농성을 이어 오다 11월12일부터 전광판에서 50여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던 인물이다.

 

C&M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강성덕씨가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강씨는 “입사 당시 당연히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인 줄 알았지만 고용상태가 불안한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이었다”며, “하루에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너무 많아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퇴근시간도 넘기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또, 고공농성의 이유에 대해 “전광판에 올라간 이유는 단 하나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였다.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을 시작했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직장에 계속 다니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노동시장구조개혁’이 결코 개혁이 아니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쉽게 양산하고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등을 구조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행하려 한다”며, “법이 만들어지면 지켜야 하겠지만, 그 법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가를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장보아씨는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면서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롯해 휴식시간 침해와 담당구역 외 청소, 관리자 수발 등 학교와 용역업체가 벌이는 ‘갑’의 횡포에 대해 전하면서 2년째 용역업체와 투쟁 중이었으며, 김영씨는 일용직으로 근무했던 호텔에서 겪은 노동자의 권리 고지 미비와 그에 따른 침해로 인한 부당해고와 관련해 투쟁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8일 NCCK가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비정규직 이야기마당’의 전경

이에 대해, 패널로 참여한 참가자들은 “비정규직은 개인이 어쩔 수 있는 문제를 넘어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기독교 단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NCCK는 노동계의 핵심쟁점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교회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10월‘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가칭·이하 비정규대책연대)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번 모임은 비정규대책연대 출범을 위한 첫 걸음으로, NCCK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마당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