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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 선학원, ‘만해학술문화제’… 만해의 일생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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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15-06-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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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애 박사 만해, ·속 넘나들며 실천수행한 종교인



만해 스님의 삶은 진속불이의 대승 불교적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성과 속을 넘나들며 실천 수행한 치열한 종교인의 삶이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 15일 서울 성북동 정법사에서 개최한 만해학술문화제에서 발제한 서울대학교 강은애 연구원(종교학 박사)의 주장이다.

만해 한용운의 행적에 대한 종교학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강 연구원은 만해 스님은 190527세에 출가해 66세의 일기로 입적할 때까지 선사로든, 거사로든 수행자로서의 일생을 산 불교인·종교인이었다대승 불교적 이상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수행자의 삶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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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신규탁 연세대 교수(사회자), 강은애 서울대 연구원, 고영섭 동국대 교수가 제1주제 발제에 이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지만 만해 스님은 출가 동기의 모호함과 우연성에 비해 너무나 뚜렷한 독립투사로서의 혁혁한 공적과 탁월한 문학적 소양 등으로 인해 승려로서 한용운의 모습은 대부분 묻혀 있어 별로 부각되지 못한 실정이었다”며 “종교인으로서의 한용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그간 불교 내적으로 논란의 소지를 다분히 가진 조선불교유신론의 파격성과 혁신적인 개혁 사상으로 인해 불교 개혁가로서의 모습에 많은 무게가 실려 왔다하지만 한용운의 심층적 내면의 정체성은 철저한 불교 수행자였음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항일·독립운동, 불교개혁 운동, 문학 활동 등 불교 내·외적인 다양한 활동과 모든 행위가 바로 한용운에게는 종교 수행의 여정, 즉 삶 자체가 수행이라는 것.

강 연구원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한용운의 불교사상 정립이나 종교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된 두 가지 사건으로 관세음보살 현시 체험오도 체험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관세음보살 현시 체험이 사경을 헤매는 아주 극한 상황에서 마치 유신론 전통에서 일어나는 계시체험과 유사하다면, 오세암에서 맞닥뜨린 깨달음의 체험은 무신론 전통에서 궁극적 실재와의 합일 체험이다이러한 합일 체험은 경험자의 삶을 전변시켜 이전과는 다른 나로 재탄생·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변화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용운이 1917(39) 23일 밤 10시쯤, 강원도 설악산 오세암에서 궁극적 실재와의 조우라 할 수 있는 극적인 오도(悟道)를 경험한 것은 그의 생애의 분수령이 됐다이는 깨달음을 성취한 선사로서 당당하게 대승적 보살도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종교의 절정 체험을 경험한 한용운은 거침없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내적 체험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차원적으로 분투하게 됐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한용운은 종교를 통해서 현실을 잊고 현실을 초월한 것이 아니라, 종교를 통해서 현실을 좀 더 깊이 있게 알았고, 깊이 있는 삶으로써 비로소 현실을 넘어섰다종교는 한용운에게 있어 적극적인 정신적 격투의 공간이지, 결코 구원과 안식의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만해 스님은 종교를 통해서 세상을 만났고, 종교마저도 뛰어 넘는 대 자유인의 삶을 살았다선외선(禪外禪), 즉 자발성과 주체성이 살아 숨 쉬는 성스러운 행위의 발현임은 물론, 성과 속을 넘나들며 실천 수행한 치열한 종교인의 삶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옥에서 출감할 때 고통일 곧 쾌락이었다는 역설적인 술회에서도 종교 수행가의 진면목을 읽을 수 있다그에게는 감방이 바로 선방이었던 것, 이는 진정한 종교인의 수행력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저력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에 나선 동국대학교 고영섭 교수는 만해를 규정짓는 가장 특징적인 언표는 그가 불교인종교인이었다는 것이다그가 이론적 철학자만이 아니라 실천적 종교인이었다는 사실은 불교가 종교이자 철학이라는 점을 깊이 통찰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진각대학원 김경집 교수는 만해 스님의 신간회 활동을 중심으로 그의 독립운동을 조명했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백원기 교수는 만해 스님의 시에서 드러난 독립사상을 소개했다.

특히 백 교수는 존재와 정신의 지주가 되는 이 떠나버린, 즉 침묵의 시대에 있어서 굽힐 줄 모르는 민족의 자주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한 시집이 바로 님의 침묵이었다그런 점에서 만해 시문학은 독립의지 그 자체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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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학원이 개최한 만해학술문화제 행사 전경.

 

이밖에 원광대학교 양은용 명예교수가 만해 저서의 사상적 특징과 서지학적 경향을 주제로 발제했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차차석 교수·동국대학교 김승호 교수·충남대학교 김방룡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번 학술문화제는 6월을 만해 스님 추모의 달로 지정한 ()선학원의 만해 스님 추모 행사 일환으로 열렸다.

선학원은 이미 추모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소재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에서 만해음악예술제를 개최한 바 있으며, 이어 오는 29일에는 만해 스님의 입적일을 맞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구 하림각)에서 만해추모다례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출처

종교신문 http://bit.ly/1ejk24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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